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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초보운전스티커 과연 효과가 있을까?

Good Influencer 2020. 5. 18.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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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운전면허를 입대하기 바로 직전에 취득했다. 그리고 제대하기까지 운전대를 한 번도 잡지 않은 채로 일을 시작했는데, 간혹 회사차를 운전해야 하는 경우가 생겼다. 운전대라고는 운전면허시험을 위한 포터 외에는 잡아본 적이 없던 터라 도로 위에서 꽤나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 회사차라 초보운전 스티커를 부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상대적으로 한적한 새벽에 차를 몰고 나가 엑셀과 브레이크의 느낌, 차량 내부의 조작 버튼 등에 조금씩 익숙해지며 이마에 식은땀이 송글송글 맺혔던 기억이 나에게는 초보운전의 기억이다.

 

지난 주말 도로위에서 초보운전 스티커를 부착한 차를 만났다. 고속도로로 갑작스럽게 빠지는 구간 이어 운전에 익숙한 사람도 당황하기 쉬운 구간이었는데, 초보운전 스티커 차량의 뒷모습만 봐도 당황해하고 있는 운전자의 모습이 눈에 그려졌다. 다행히 뒤에 있는 차량이 기다려준 덕분에 해당 초보차량은 무사히 고속도로 합류 구간에 들어갈 수 있었다.

 

문득 궁금한 것이 생겼다. 초보운전자스티커는 법적 효력이 있을까?

 

초보운전자 정의

도로교통법에서는 초보운전자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초보운전자"란 처음 운전면허를 받은 날(처음 운전면허를 받은 날부터 2년이 지나기 전에 운전면허의 취소처분을 받은 경우에는 그 후 다시 운전면허를 받은 날을 말한다)부터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을 말한다. 이 경우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만 받은 사람이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 외의 운전면허를 받은 경우에는 처음 운전면허를 받은 것으로 본다.

즉,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2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모두 초보운전자로 취급하는 것이다.

 

 

과거 초보운전 명시 의무화

실제 과거에는 초보스티커를 법적으로 지정한 적이 있었다. 위 그림은 1990년에 도로교통법 법 제48조제3항의 규정에 의한 초보운전자 표지등으로 제정한 내용이다. 다만, 초보운전 스티커를 부착한 사람에게 오히려 위협 운전을 하거나 무시하는 등 좋지 못한 효과가 나타나 1999년 자율화로 변경되었다. 이 이후부터, 다양하고 무분별한 초보운전 스티커가 제작되게 된다.

따라서, 현재는 초보운전 스티커에 대한 법적 효력은 없다.

 

외국의 초보운전스티커 관련 제도

외국의 경우, 초보운전스티커를 현재도 의무화하고 있는 곳이 꽤 있다.

 

영국의 경우 L Plate 라고 하여 Leaner Driver를 의미하며 초보운전자의 경우 스포츠카라고 하더라도 꼭 아래의 스티커를 부착해야 한다.

 

 

 

러시아의 경우, 좀 더 직관적으로 느낌표 마크로 지정했다. 2009년 푸틴 대통령이 지정했다고 하여 푸틴의 노란색 사각형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경우 쇼신사 마크, 와카바 마크라고 불리는 초심자 마크를 부착하도록 법에 제정되어있다.

그 외 미국에서도 주마다 다르지만 뉴저지의 경우, 일정기간 자동차 번호판에 초보자임을 표기해야한다.

 

 

초보 스티커는 부착해야 하는가?

 

우리나라에서 법적 효력도 없는 이 초보 스티커를 부착해야 할까?

필자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 한 가지는 다른 운전자에게 양보를 부탁하는 의미이고, 다른 한가지는 내가 운전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을 주변 차에 알려 주변 운전자가 좀 더 방어운전에 신경 쓰기 위함이다.

물론, 도로 위에는 다양한 사람이 많기 때문에 초보운전 스티커를 부착하고 있으면 괜히 위협을 한다던지 무시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초보운전 스티커를 부착한 차량 뒤에서는 좀 더 조심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래는 초보운전 스티커 부착 여부로 실제 테스트를 한 실험 영상이다.

좌회전 차선에서 좌회전 신호가 켜졌음에도 움직이지 않을 경우, 초보운전 스티커의 유무에 따라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테스트한 것이다.

결과는 초보운전 스티커가 없을 때 2.5초 정도 후에 뒤차가 경적을 울렸고, 초보운전스티커가 있을 때는 5.6초 정도 후에 뒷차가 경적을 울렸다. 그만큼 초보운전자라는 것을 감안하고 배려한다는 이야기이다.

 

https://tv.naver.com/v/489820

 

실험카메라! 초보 운전 스티커, 도로에서 효과가 있을까?

카톡쇼4 | 카톡쇼X 실험카메라! 초보 운전 스티커, 효과가 있을까? 20150813 15회 채널A # ‘남심을 사로잡은 SUV’ S사 티볼리 # 초보의 초보에 의한 초보를 위한 이야기 자동차의 금기를 깨는 [카톡쇼

tv.naver.com

 

개인적으로, 정부에서 초보운전 스티커를 깔끔하게 디자인해서 권장하면 어떨까 생각이 든다.

요새 초보운전 스티커는 너무 가지각색으로 영어로만 쓰여있거나, 오히려 본인이 초보운전임을 무기로 표현한 문구들이 많아 보호받아야 할 초보운전 스티커가 퇴색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초보운전 스티커를 부착하는 것을 의무화할 필요는 없겠지만, 정부차원에서 차량에 부착하고 싶을만한 초보운전자 스티커를 제작하여 운전면허취득자에게 배포하는 캠페인을 한다면 초보운전스티커 문화가 정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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