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간 기다려 먹은 제주 우무(UMU) 푸딩 리뷰
이 블로그의 포스팅들을 보면 예상할 수 있다시피 나는 맛집탐방을 꽤나 즐기는 편이다. 맛있는 음식이 주는 행복감은 소소하지만 일상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나같은 아마추어맛집러들이 프로맛집러가 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있는데 바로 음식에 대한 의지와 인내심이다.
연돈 돈까스가 유명해지자, 밤새 텐트를 치고 기다리는 그 정도 열정이 있어야 자타공인 프로맛집러라고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아쉽게도 필자에게는 그정도 인내심이 없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고 해도 30분정도는 기다릴 수 있지만 1시간 이상되면 이내 다른 대체제를 찾곤한다. 그런 내가 밥도 아닌 디저트를, 그것도 별로 좋아하지도 않은 푸딩을 1시간 넘게 기다려 먹은 곳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제주 우무푸딩이다.
제주도 여행의 필수코스가 되어가고 있는 우무푸딩은 제주한림읍에 위치해 있다. 매장내에는 테이블은 없으며 오직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
참고로, 주차는 주변 공영주차장에 할 수 있지만, 왠지 주변 도로가에 많이 세우는듯 하다.
우무푸딩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줄이 길었으나,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고 하여 금방 줄이 빠지겠지싶어 기다리고자 마음 먹었다. 다른 사람들도 줄을 기다리며, 혹시 본인들 앞에서 동날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줄을 기다리며 가게 마당이 너무 이뻐 사진에 담아두었다. 나이가 들다보니 싱그러운 푸른나무들이 눈에 들어온다. 소박해보이는 나무와 제주도에서 볼 수 있는 낮은 담이 잘 어울린다.
1시간 넘게 기다려 드디어 문 앞에 도착하니 감격스럽다. 새하얀 타일과 나무 프레임으로 단정하고 정갈해보이는 가게이다.ㅋ
가게 안이 협소하여 한 번에 한 팀씩 들어가는 구조로, 여느 관광지처럼 신속하게 주문, 결제가 이루어지는 시스템은 아닌듯 하다.
드디어 입성하여 만난 우무푸딩이다. 초코푸딩, 커스터드푸딩, 말차푸딩이 메뉴의 전부이고 아기자기해보이는 우무의 굿즈를 판매하고 있었다. 주문이 오래걸리는 팀이 있으면 도대체 뭘 하길래 푸딩 주문하는데 저리 오래걸리나 궁금했는데 안에 들어와보니 굿즈들이 아기자기해서 구경하느라 늦은 듯하다.
발을 동동구르며 기다리는 밖과는 달리 매장안은 놀랍도록 여유있다. 미리 포장해두지 않고, 주문에 따라 하나하나 정성껏 포장을 해주시며, 주의사항들을 알려주신다.
미리 포장을 해두거나, 계산 속도를 빨리하면 훨씬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을 것 같은데도, 본인들이 세워놓은 철칙을 지키며 본인들 속도에 맞추어 손님 한명 한명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해져 있던 나에겐 꽤나 신선한 충격이었고, 이런 경험이 좋게 다가왔다.
어쨋든 샀다. 얼른 차에 가서 먹어봐야지 하는 마음에 기분이 좋다. 왠지 기다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전반적으로 인테리어와 패키징 디자인에 굉장히 많은 신경을 쓴 듯하다.
방부제를 일절 넣지않고 제주에서 채취한 우뭇가사리로만 만들기 때문에 구매 즉시 먹는것이 좋다. 차갑게 냉장되어있어 특히 여름에는 바로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한 입을 떠서 입에 넣자마자 고개가 끄덕여지는 맛이다. 왜 사람들이 그렇게 기다려서 먹는지 단번에 알 것 같다.
필자가 푸딩을 많이 먹어보지 않아 다른 제품과 비교는 어렵지만 우선 맛이 매우 진하고 텁텁함이 없이 깔끔하다. 흘러내릴 정도로 부드러우며, 입에 넣는 즉시 녹아 없어진다.
특히, 초코푸딩 맛이 진하기 때문에 커스타드푸딩을 먼저 먹고 초코푸딩을 먹길 권장한다.
제주 우무푸딩은 맛도 맛이었지만 전반적으로 구매 경험이 매우 좋았다. 만약 도시에서 그만큼 밖에서 기다리라고 했다면 못 기다렸겠지만, 아무생각없이 멍때리며 1시간을 기다린 경험도 나쁘지 않았다.
오픈시간에는 많이 안기다려도 되는 듯 하니, 이 근방에 들릴일이 있다면 한번 들려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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